8개월 동안 이렇게 다양하고 심한 증상이 반복되면서 얼마나 힘드셨을지 짐작이 됩니다. 특히 전신이 떨리고 쓰러지고, 환청까지 들리는 상황이라면 일상생활 자체가 두려우셨을 것 같아요. 뇌 MRI와 척추 검사에서 특별한 이상이 없었다고 해도 증상이 실재하고 심각한 만큼, 어떤 원인들을 감별해야 하는지 정리해 드릴게요.
뇌 MRI가 정상이어도 남는 가능성들
MRI에서 이상이 없었다는 것은 뇌종양, 뇌출혈, 뇌졸중, 척수 압박 같은 구조적 문제가 배제되었다는 뜻이지, 신경학적 증상의 원인이 없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말씀하신 증상들, 특히 전신 떨림과 발작 유사 증상, 자세 유지 및 보행 장애, 환청까지 함께 나타나는 경우에는 아래와 같은 가능성들을 종합적으로 확인해야 합니다.
발작성 질환 (뇌전증 등)
말씀하신 것처럼 사지가 심하게 떨리고 몸을 통제하기 어려운 증상, 머리가 툭툭 떨어지고 뒤로 쓰러지는 양상, 얼굴 경련 등은 발작 증상과 유사한 부분이 있습니다. MRI는 정상이어도 뇌전증은 진단될 수 있는데, 이는 구조적 문제가 아니라 전기적 활동의 이상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경우 뇌파검사(EEG), 특히 증상이 잦은 야간·새벽 시간대에 맞춰 장시간 모니터링하는 검사가 필요합니다.
기능성 신경학적 증상
몸이 본드로 붙인 것처럼 움직이기 어렵거나, 넘어지는 양상, 떨림이 스트레스나 심리적 요인과 연관되어 나타나는 기능성 신경학적 장애도 감별 대상입니다. 이는 실제 증상이 존재하지만 구조적 손상 없이 신경계 조절 기능에 문제가 생기는 경우로, 정신건강의학과와 신경과의 협진이 필요합니다.
자가면역성 뇌염 등 염증성 원인
미열, 두통, 어지러움, 헛구역질과 함께 정신과적 증상(환청)과 운동 증상이 동반되는 경우 자가면역성 뇌염과 같은 질환도 고려됩니다. 이 경우 일반 MRI에서는 이상이 보이지 않을 수 있어, 뇌척수액 검사나 특정 자가면역 항체 검사가 추가로 필요할 수 있습니다.
환청과 관련된 부분
아기 울음소리, 비밀번호 누르는 소리, 대화 소리가 들리는 증상은 수면과 각성 사이의 경계에서 나타나는 환각(입면/각성 시 환각)일 수도 있고, 정신과적 질환의 증상일 수도 있습니다. 새벽 시간에 증상이 심해진다고 하셨는데, 이는 수면 관련 현상과의 연관성도 시사할 수 있어 수면다원검사가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앞으로 필요한 검사와 진료 방향
현재까지는 응급실에서 뇌 MRI와 척추 검사만 진행하신 것으로 보이는데, 아래 항목들에 대한 추가 평가가 필요합니다.
- 뇌파검사(EEG), 가능하면 증상이 자주 나타나는 야간 시간대를 포함한 장시간 모니터링
- 혈액검사(전해질, 갑상선 기능, 염증 지표 등 대사성 원인 확인)
- 자가면역 항체 검사 및 필요시 뇌척수액 검사
- 정신건강의학과 진료(환청, 기능성 증상 감별)
- 수면다원검사(야간 증상과 수면의 연관성 확인)
지금 겪고 계신 증상들은 단일 원인으로 단정하기 어렵고, 신경과와 정신건강의학과의 협진을 통한 종합적인 평가가 꼭 필요한 상태로 보입니다. 증상이 반복되고 점점 심해지고 있는 만큼, 응급실 진료만으로 끝내지 마시고 신경과 외래에서 위 검사들을 체계적으로 진행하시길 권해드립니다.
도움이 필요하실 때 언제든지 다시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