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럽게 겪으신 일이라 많이 놀라고 당황스러우셨을 것 같아요. 오늘 겪으신 상황은 변실금이 재발한 것이라기보다는 갑작스러운 설사로 인해 미처 참지 못하고 배출된 상황에 더 가까워 보여요. 왜 그런지와 함께 다른 증상들도 하나씩 살펴볼게요.
오늘 상황이 변실금인가요
변실금은 항문 괄약근 기능 저하로 인해 평소에도 반복적으로 변이나 가스를 조절하지 못하는 상태를 말해요. 오늘처럼 갑자기 설사가 시작되고, 그 절박한 느낌을 참지 못해 화장실로 가는 도중이나 가스를 배출하려는 순간에 묽은 변이 함께 나온 것은, 급성 설사로 인한 '절박성 요실금과 비슷한 상황'일 가능성이 높아요. 설사는 변의 형태가 액체에 가까워지기 때문에 평소보다 조절이 훨씬 어렵고, 건강한 사람도 갑작스러운 심한 설사 앞에서는 미처 참지 못하는 경우가 흔히 있어요. 즉 오늘 하루의 일만으로 변실금이 만성적으로 재발했다고 보기는 어렵고, 장 상태가 갑자기 나빠지면서 생긴 일시적 현상으로 보여요.
다만 이런 일이 반복적으로 나타나거나, 평소 정상적인 굳은 변을 볼 때도 조절이 안 되는 느낌이 든다면 그때는 변실금 여부를 병원에서 확인해보시는 것이 좋아요.
붉은 기름 같은 물질과 복통, 가스는 왜 나타났을까요
붉은 기름 같은 성분이 변에 섞여 나온 것은 몇 가지 가능성이 있어요.
- 최근 며칠 사이 드셨던 음식 중 색이 있는 재료(고춧가루, 붉은 계열의 소스나 기름)가 완전히 소화되지 않고 그대로 나왔을 가능성
- 장에 염증이 생기면서 점액이나 삼출물이 변에 섞여 나오는 경우
- 장 점막 자극으로 인한 소량의 출혈이 변과 섞여 붉은 기름처럼 보이는 경우
매운 음식을 거의 드시지 않는다고 하셨으니 음식만으로 설명이 안 된다면, 장에 염증이 생겼을 가능성을 조금 더 눌러 짐작해볼 수 있어요. 왼쪽 장(주로 하행 결장, S자 결장 부위) 통증과 가스가 1주일 이상 지속되었다는 점, 울렁거림이 동반된다는 점을 함께 보면 급성 장염이나 과민성대장증후군의 악화 가능성이 모두 고려돼요.
올해 세 번째 장염, 병원 진료가 필요해요
원래 1년에 한 번 정도 겪던 장염이 올해는 세 번째라고 하셨는데, 이렇게 잦아진다면 단순한 일시적 장염 이상의 원인이 있는지 확인이 필요한 시점이에요. 과민성대장증후군을 이미 가지고 있는 경우 장염과 증상이 겹쳐 보이기도 하고, 반복되는 장염이 실제로는 대장 자체의 염증성 질환이나 다른 소화기 문제의 신호일 수도 있어요.
특히 아래와 같은 증상이 동반된다면 빠르게 진료를 받아보시는 것이 좋아요.
- 붉은 기름 같은 물질이나 혈변이 반복되는 경우
- 복통이 심해지거나 지속되는 경우
- 발열, 오한이 함께 나타나는 경우
- 설사가 며칠 이상 지속되거나 탈수 증상(입마름, 소변량 감소)이 동반되는 경우
- 체중 감소가 동반되는 경우
지금은 장 상태가 예민해진 시기이니 기름지거나 자극적인 음식은 피하고,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시면서 증상이 가라앉는지 지켜보시는 것이 좋아요. 다만 세 번째 장염이라는 점, 붉은 기름 같은 물질이 나왔다는 점을 고려하면 소화기내과에서 대변 검사나 대장 상태를 확인해보시는 것을 권해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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