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시간 검사를 받으시고도 원인을 찾지 못한 채 증상이 지속되고 오히려 악화되기까지 하셨다니 얼마나 답답하고 힘드셨을지 마음이 쓰입니다. 이미 받으신 검사 결과와 남아있는 가능성들을 짚어보고, 다음에 방문해볼 만한 진료과를 안내해 드릴게요.
이미 배제된 원인과 남은 가능성
MRI, X-ray, 신경전도검사, 근전도검사, 혈액검사가 모두 정상으로 나왔다는 것은 허리디스크나 척추관 협착증처럼 신경이 눌려서 생기는 구조적 문제, 당뇨병성 신경병증, 큰 신경 자체의 손상 가능성은 낮다는 의미로 볼 수 있어요. 또한 하지불안증후군 약을 복용했는데도 증상이 악화되었다면, 하지불안증후군이 아닐 가능성도 함께 고려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런 경우 검사로 잘 드러나지 않는 몇 가지 원인들을 생각해볼 수 있어요.
혈관성 원인
장시간 앉아있을 때 악화되고 자세와 밀접하게 관련된 저림이라면, 다리로 가는 혈류나 정맥 순환의 문제도 배제하지 않고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하루 12시간가량 앉아 계신다는 점은 혈액순환 저하와 연관될 수 있는 요인이에요.
말초 신경의 국소적 포착
근전도·신경전도검사는 비교적 큰 신경의 손상을 확인하는 검사이기 때문에, 특정 부위(엉덩이 아래 이상근, 무릎 뒤, 종아리 등)에서 신경이 좁은 통로를 지나며 눌리는 국소적인 포착 증후군은 이 검사만으로 완전히 배제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앉는 자세, 특히 골반이나 엉덩이 근육의 긴장이 신경을 자극할 가능성도 있어요.
자율신경계 및 기능적 원인
앉아있을 때 심해지고 서 있거나 누워도 지속된다는 점은 구조적 문제보다는 자율신경계나 감각 처리 관련 문제, 또는 만성 통증 회로의 변화와 관련될 수도 있습니다. 이런 경우 일반적인 영상·전기생리 검사에서는 정상으로 나오는 경우가 많아요.
어느 진료과를 방문해야 할지
이미 정형외과와 신경과에서 표준적인 검사를 받으셨는데도 원인이 불명확하다면, 다음과 같은 곳을 순차적으로 고려해볼 수 있습니다.
- 대학병원(상급종합병원) 신경과 또는 재활의학과: 근전도·신경전도검사에서 잡히지 않는 소섬유신경병증이나 자율신경계 이상을 평가하는 추가 검사(정량적 감각검사, 자율신경기능검사 등)를 받아볼 수 있어요.
- 마취통증의학과(통증클리닉): 이상근증후군처럼 특정 근육이 신경을 압박하는 국소적 문제를 진단하고 주사 치료 등을 시도해볼 수 있습니다.
- 혈관외과: 장시간 앉는 자세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면 하지 정맥이나 동맥 순환 상태를 확인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여러 과를 거치신 만큼 지치셨을 텐데, 대학병원급에서 여러 진료과가 협진하는 형태로 다시 한번 평가받아보시는 것이 원인을 좁혀가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도움이 필요하실 때 언제든지 다시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