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타스테리드로는 안정적이던 상태가 피나스테리드로 바꾼 후 오히려 전체적으로 심하게 나빠지고, 모근에 힘이 없어지는 느낌까지 겹치면서 많이 불안하고 절망적인 마음이 드셨을 것 같아요. 짧은 기간 안에 눈에 띄게 변화가 생긴 거라 원인이 약 때문인지, 다른 요인인지 헷갈리실 텐데, 하나씩 나눠서 짚어보겠습니다.
약물 전환 시기와 증상 악화가 겹친 이유
두타스테리드는 5알파 환원효소 1형과 2형을 모두 억제하고, 피나스테리드는 2형만 억제해서 DHT 억제력에 차이가 있습니다. 이 때문에 두타스테리드로 잘 유지되던 사람이 피나스테리드로 바꾸면 DHT 억제 정도가 상대적으로 약해지면서, 실제로 탈모가 다시 진행되는 느낌을 받는 경우가 보고됩니다. 다만 이 경우는 보통 M자나 정수리처럼 안드로겐 탈모가 진행되는 부위 위주로 나타나는 것이 일반적이고, 옆머리나 뒷머리처럼 안드로겐의 영향을 덜 받는 부위까지 광범위하게 빠지는 것은 약효 차이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같은 시기에 공부로 인한 스트레스가 겹쳤다고 하셨는데, 심한 스트레스나 수면 부족은 휴지기 탈모(전체적으로 우수수 빠지는 양상, 모발이 뭉쳐서 빠지는 느낌)를 유발하는 대표적인 원인입니다. 시기적으로 약물 전환과 스트레스가 함께 작용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고, 어느 한쪽만의 문제로 단정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안드로겐 수용체 영구 손상이라는 주장에 대해
말씀하신 것처럼 피나스테리드 복용이 안드로겐 수용체에 영구적인 손상을 일으켜 회복이 불가능하다는 주장은 의학적으로 확립되거나 공식적으로 인정된 개념이 아닙니다. 피나스테리드 중단 후에도 성기능 관련 증상(리비도 감퇴, 발기부전 등)이 일부에서 지속되었다는 보고는 있지만, 이는 탈모 악화나 수용체의 영구적 손상을 의미하는 것과는 다른 이야기입니다. 온라인상에 떠도는 이런 설명은 근거가 명확하지 않은 통설에 가까우므로, 이 때문에 회복이 불가능하다고 단정하고 낙담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지금 상황에서 확인해야 할 것들
현재 겪고 계신 증상은 약물 반응, 스트레스로 인한 휴지기 탈모, 원래 있던 유전 탈모의 자연 진행이 섞여 있을 가능성이 있어 자가 판단으로 원인을 특정하거나 단약 여부를 결정하기보다는 두피·모발 상태를 직접 진료받아 보시는 것이 정확합니다. 진료 시에는 다음과 같은 부분을 함께 점검해 보시는 것이 좋습니다.
- 최근 두피 상태(붉은기, 각질, 염증 여부)
- 모발이 굵기와 상관없이 전반적으로 빠지는지, 특정 부위 위주인지
- 최근 3~6개월간 체중 변화, 수면, 식습관, 스트레스 강도
- 갑상선 기능이나 영양 상태(철분, 단백질 등) 관련 혈액검사 필요 여부
- 현재 빠지는 모발이 휴지기 탈모(모근이 둥글고 흰 형태)인지 성장기 탈모인지
3주 전부터 다시 두타스테리드로 돌아오셨다고 하셨는데, 약물 전환 후에도 몸이 새로운 상태에 적응하는 데 시간이 걸릴 수 있어 지금 당장 큰 변화가 없다고 해서 효과가 없다고 판단하기는 이릅니다. 다만 옆머리, 뒷머리까지 광범위하게 빠지는 양상이 계속된다면 탈모 외 다른 원인(휴지기 탈모, 두피 염증, 갑상선 등)이 겹쳐 있을 가능성이 있으니 피부과나 탈모클리닉에서 두피 검사를 통해 정확한 원인을 확인해 보시길 권해드립니다. 단약 여부도 그 결과를 바탕으로 전문의와 함께 결정하시는 것이 안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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