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째 변을 보지 못한 상태에서 혈변과 통증, 돌출된 조직까지 겪고 계시다니 정말 힘든 밤을 보내고 계시네요. 지금 상태에서는 집에서 무리하게 힘을 주거나 자가로 관장을 시도하는 것보다, 오늘 밤은 증상을 더 악화시키지 않는 방향으로 넘기고 내일 아침 반드시 항문외과 진료를 받으시는 것이 안전합니다. 왜 그런지, 그리고 오늘 밤 할 수 있는 조치는 무엇인지 하나씩 안내해 드릴게요.
힘주다 시야가 흐려지고 귀가 먹먹해진 증상, 위험 신호입니다
배변 시 과도하게 힘을 주면 복압과 혈압이 급격히 높아지면서 일시적으로 머리로 가는 혈류가 변하고, 그로 인해 시야가 흐려지거나 귀가 먹먹해지고 어지러운 느낌이 들 수 있습니다. 이런 증상이 나타났다는 것은 몸이 이미 "지금 힘주는 걸 멈춰야 한다"는 신호를 보낸 것으로 봐야 합니다. 오늘은 더 이상 변을 보려고 반복적으로 힘을 주지 않으시는 게 좋습니다. 특히 다음과 같은 증상이 동반된다면 바로 응급실을 가야 하는 상황이니 참고해 주세요.
- 가슴 통증이나 두근거림이 심해짐
- 의식이 흐려지거나 쓰러질 것 같은 느낌
- 혈변의 양이 늘어나거나 선명한 피가 계속 나옴
- 심한 복통이 지속됨
지금 상태에서 자가 관장은 권장되지 않습니다
관장은 항문이나 직장으로 액체를 넣어 변을 묵은 변을 배출하도록 돕는 처치인데, 질문자님처럼 항문이 찢어졌거나(치열 의심) 조직이 돌출된 상태(치핵 의심)에서는 약국용 관장제를 섣불리 사용하면 상처 부위를 더 자극하거나 출혈을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또한 딱딱한 변이 항문 바로 앞에 걸려 있는 느낌이 드는 경우, 관장액이 그 변을 충분히 부드럽게 하지 못하고 통증만 심해지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런 상태는 병원에서 직접 상태를 보고 필요하면 글리세린 관장이나 변을 부드럽게 깨내는 처치, 또는 좌약·연고 처방 등을 결정하는 것이 훨씬 안전합니다.
오늘 밤 할 수 있는 조치
병원에 가기 전까지는 아래와 같은 방법으로 증상을 완화하면서 버티시는 것을 권해드립니다.
- 변을 억지로 보려고 반복해서 힘주지 않기
- 따뜻한 물로 좌욕을 10~15분 정도 하여 항문 주변 긴장을 풀어주기
- 통증이 있는 부위에 얼음팩을 수건에 감싸 짧게 대어 붓기와 통증을 줄이기
-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기 (단, 억지로 많이 마시기보다 평소보다 조금 더)
- 옆으로 눕거나 편한 자세로 쉬면서 항문 부위에 압박이 가지 않도록 하기
내일 아침 항문외과를 방문하시면 치열인지 치핵인지, 돌출된 조직의 상태, 변비의 정도를 정확히 확인하고 안전하게 변을 배출시킬 수 있는 처치를 받을 수 있습니다. 혈변이 계속되거나 밤사이 통증이 급격히 심해지면 그때는 응급실 방문도 고려해 주세요. 하루빨리 편해지시길 바랍니다.
도움이 필요하실 때 언제든지 다시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