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 동안 한 번도 가라앉지 않은 양쪽 발목 부종과, 몸 상태가 안 좋을 때마다 심해지는 열감과 통증, 그리고 허리의 뻣뻣함까지 함께 겪고 계시다니 일상생활이 얼마나 힘드셨을지 짐작이 갑니다. 이렇게 오래 지속되고 양쪽에서 함께 나타나는 증상은 단순한 근골격계 손상보다는 다른 원인을 함께 고려해 봐야 할 것 같아, 가능한 원인과 추가로 확인해볼 만한 부분을 안내해 드릴게요.
양측 발목 부종이 오래 지속되는 경우 고려할 점
외상 없이 시작되어 양쪽 발목에서 동시에 나타나고, 아킬레스건 주변까지 포함해 전반적으로 붓고 피부가 팽팽해지는 양상, 그리고 몸이 피곤하거나 아플 때 갑자기 열감과 함께 통증이 심해지는 패턴은 단순한 혈액순환 문제나 일시적 염좌로 보기 어렵습니다. 이런 경우 다음과 같은 가능성을 염두에 둘 수 있습니다.
- 발목 관절이나 아킬레스건 부착부에 생기는 만성 활액막염 또는 건부착부염(enthesitis)
- 강직성 척추염, 반응성 관절염, 건선성 관절염 등 척추관절병증 계열의 염증성 관절염
- 반복적인 전신 염증 반응을 동반하는 자가면역성 질환
일반 혈액검사에서 특이 소견이 없었다고 하셨는데, 이런 염증성 관절염은 일반 염증수치만으로는 잡히지 않는 경우가 있고, HLA-B27 같은 유전자 검사나 관절 초음파, MRI 조영제 검사로 활액막의 염증 소견을 확인해야 진단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지금 진행하시는 왼쪽 발목 MRI 조영제 검사는 활액막염, 건염, 뼈의 미세 변화 등을 확인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허리 뻣뻣함과 발목 증상의 연관성
허리를 굽혔을 때 자연스러운 곡선이 생기지 않고 일자로 굳어 있는 점, 누워 있다 일어날 때 소리가 나고 가만히 있으면 뻐근하다가 스트레칭을 해야 풀리는 양상은 단순한 자세나 근육 긴장보다는 염증성 허리 통증의 특징과 비슷한 부분이 있습니다. 보통의 기계적 허리 통증은 움직이면 악화되고 쉬면 좋아지는 경향이 있는데, 반대로 가만히 있을 때 뻐근하고 움직여야 풀리는 패턴은 척추 관절의 염증을 의심할 때 참고하는 특징 중 하나입니다.
척추 MRI에서 척추 자체에는 특별한 소견이 없었다고 해도, 천장관절(엉덩이 뒤쪽, 골반과 척추가 만나는 부위)이나 척추 주변 관절의 염증은 일반 척추 MRI만으로는 충분히 평가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발목의 만성 부종과 허리 강직이 함께 나타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정형외과 진료와 더불어 류마티스내과에서 천장관절 영상 검사와 혈액 내 염증 지표, 유전자 검사 등을 포함한 종합적인 평가를 받아보시는 것이 필요해 보입니다. 발목에 손이 닿기만 해도 통증이 있을 정도로 민감한 상태라면 마사지나 무리한 스트레칭보다는 정확한 진단이 우선되어야 안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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