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있었던 일로 많이 불안하실 것 같아요. 상대방의 성경험이 많다는 사실 자체가 감염을 확정짓는 것은 아니지만, 구강성교와 손 삽입 모두 HPV 등 성병이 전파될 수 있는 경로이기 때문에 완전히 안심할 수는 없는 상황이에요. 어떤 경로로 어느 정도의 위험이 있는지, 그리고 가다실 접종을 완료했는데도 걱정되는 부분까지 하나씩 짚어드릴게요.
구강성교로 인한 HPV 및 성병 감염 가능성
상대방의 입이 질문자님의 성기에 닿는 구강성교는 HPV를 포함한 성병이 전파될 수 있는 경로입니다. 다만 성기에서 구강으로 전파되는 경우에 비해, 구강에서 성기로 전파되는 경우는 상대적으로 드물다고 알려져 있어요. 그렇다고 해서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한 번의 접촉으로 반드시 감염된다고 단정할 수도 없고, 안전하다고 단정할 수도 없는 상태라고 보시면 됩니다.
HPV 외에도 헤르페스(단순포진), 클라미디아, 임질 등 다른 성병도 구강성교를 통해 옮을 수 있습니다. 증상이 없더라도 감염이 되어 있을 수 있으므로, 증상 여부와 상관없이 추적 관찰이 필요합니다.
손 삽입을 통한 감염 가능성
상대방이 자신의 성기를 만진 손으로 질문자님에게 삽입을 한 경우, 손에 분비물이 묻어 있었다면 이론적으로 성병 바이러스나 세균이 옮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다만 손의 표면은 점막에 비해 바이러스 생존 시간이 짧고, 체액량이 적을수록 전파 가능성도 낮아지는 편입니다. 그래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으므로, 아래와 같은 증상이 생기는지 당분간 관찰해보시는 것이 좋습니다.
- 외음부나 질 입구 주변의 사마귀, 돌기, 혹
- 가려움증, 작열감, 통증
- 비정상적인 분비물이나 냄새
- 배뇨 시 통증이나 불편감
- 발열이나 림프절 부음(사타구니 쪽)
가다실9가 접종 완료 후에도 걱정되는 이유
가다실9가는 HPV 9개 유형에 대한 예방 효과가 있는 백신이지만,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HPV 유형을 다 막아주는 것은 아닙니다. 백신에 포함되지 않은 유형의 HPV에는 여전히 감염될 수 있고, 접종 전에 이미 노출되었던 유형이 있다면 그 유형에 대해서는 예방 효과가 없습니다. 그래서 접종을 완료했더라도 HPV에 전혀 감염되지 않는다고 보장할 수는 없는 것이고, 이 때문에 접종자 중에서도 감염 사례가 생기는 것입니다. 다만 백신을 맞은 것 자체는 자궁경부암 등을 유발하는 고위험 유형에 대한 예방 효과가 있으므로 접종을 하지 않은 경우보다는 안심할 수 있는 부분이 많습니다.
지금 당장 증상이 없다면 급하게 검사를 받기보다는, 접촉 후 일정 시간이 지난 뒤(통상 수 주~수개월) 산부인과나 비뇨의학과에서 성병 검사를 받아보시는 것이 가장 정확합니다. 너무 이른 시점에 검사하면 위음성이 나올 수 있으니, 증상이 생기거나 검사가 의미 있는 시점이 되면 꼭 병원에 방문해 확인해보시길 권해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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