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넘게 원인을 찾지 못한 채 오른쪽 다리 보행 문제로 힘드셨을 것 같아요. 여러 병원과 검사를 거쳤는데도 구조적인 이상이 없다는 결과만 반복되어 답답하고 지치셨을 텐데, 말씀하신 증상의 패턴을 짚어보고 어떤 진료과나 검사를 추가로 고려해볼 수 있을지 안내해 드릴게요.
특정 동작에서만 나타나는 보행 이상의 특징
말씀하신 내용을 보면 몇 가지 눈에 띄는 특징이 있어요.
- 앉거나 누울 때, 한발서기, 계단이나 오르막에서는 전혀 문제가 없다는 점
- 걷거나 횡단보도를 건널 때처럼 특정 상황에서만 다리를 끌게 된다는 점
- 뇌 MRI, 척추 MRI, X-ray, CT 등 구조적 영상 검사와 뇌신경 검사에서 전부 정상으로 나왔다는 점
- 근육이 갑자기 삐그덕거리며 힘이 빠지듯 주저앉는 증상이 있다는 점
이런 조합은 뼈, 관절, 척추, 말초신경, 뇌의 구조적 병변으로는 잘 설명되지 않는 경우가 많아요. 오히려 특정 동작이나 상황에서만 걸음 패턴이 무너지고 다른 동작들은 정상인 경우는 **국소 이긴장증(dystonia)**이나 **기능성 신경학적 장애(functional neurological disorder)**로 분류되는 운동장애에서 나타나는 특징적인 패턴과 유사한 부분이 있습니다. 이런 질환들은 일반 신경과 진료나 MRI, CT 같은 구조적 영상 검사에서는 정상으로 나오는 경우가 많아서, 검사 결과가 정상이라는 이유로 실제 증상의 원인이 없다고 단정하기는 어려워요.
어디로 가야 할지 - 운동장애클리닉(신경과 세부분과)
지금까지는 일반 신경과, 정형외과, 뇌신경 검사, 정신과 약물 치료까지 시도해보신 것으로 보이는데, 다음 단계로는 **대학병원 신경과 내 '운동장애클리닉(Movement Disorder Clinic)'**을 찾아가 보시는 것을 권해드려요. 이곳은 파킨슨병 같은 대표적인 운동장애뿐 아니라 이긴장증, 보행이상, 기능성 운동장애 등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세부 분과로, 일반 신경과보다 훨씬 좁혀진 관점에서 보행 패턴 자체를 분석합니다.
진료를 받으실 때는 다음과 같은 정보를 함께 준비해서 전달하시면 진단에 도움이 될 수 있어요.
- 증상이 시작된 정확한 시기와 그 전후에 있었던 신체적·정신적 스트레스 상황
- 걷는 모습을 촬영한 영상 (병원에서 직접 보는 것보다 일상에서의 자연스러운 보행이 더 잘 드러날 수 있어요)
- 지금까지 받은 모든 검사 결과지와 판독 소견
- 정신과에서 처방받았던 약물의 종류와 복용 후 변화 여부
증상이 오래 지속되면서 심리적으로도 지치셨을 것 같은데, 구조적 검사가 정상이라는 것이 "문제가 없다"는 뜻이 아니라 "다른 방향에서 봐야 할 문제"라는 뜻일 수 있으니, 운동장애 전문 진료를 통해 새로운 실마리를 찾아보시길 바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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