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심한 두통으로 응급실에 가시고 입원까지 하셨다니 많이 힘들고 불안하셨겠어요. MRI 결과를 기다리는 동안 여러 가능성이 떠올라 걱정되는 마음, 충분히 이해가 됩니다.
먼저 뇌척수액 백혈구 수치에 대해 설명 드릴게요. 세균성 뇌수막염의 경우 보통 뇌척수액 백혈구 수가 수백~수천 개 이상으로 매우 높게 나오고, 포도당 수치가 떨어지며 단백질도 크게 올라가는 특징이 있습니다. 반면 바이러스성인 경우는 백혈구 수가 수십~수백 개 정도로 세균성보다 훨씬 낮게 나오는 경우가 많아요. 백혈구 9개는 상당히 낮은 수치이기 때문에, 담당 교수님이 세균성보다는 바이러스성 쪽으로 보고 계신 것도 이런 소견과 일치하는 판단으로 보입니다. 세균성 뇌수막염이었다면 보통 훨씬 급격하고 심한 전신 상태 악화, 고열, 의식 저하 등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은데, 지금처럼 진통제로 어느 정도 조절되고 움직일 때 통증이 있는 정도라면 세균성보다는 바이러스성이나 다른 원인에 가까운 양상이라고 볼 수 있어요.
목 뻣뻣함이나 구토가 없다고 해서 바이러스성 뇌수막염이 아니라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이 증상들은 뇌수막염에서 흔히 나타나는 증상이지만, 모든 환자에게 반드시 나타나는 것은 아니고 사람에 따라 두통만 있거나 미열만 동반되는 경우도 있어요. 바이러스성 뇌수막염은 주로 장바이러스(엔테로바이러스), 헤르페스 계열 바이러스 등에 의해 감염되며, 호흡기 분비물이나 대변 등을 통한 접촉으로 전파되는 경우가 많고, 특별한 노출 경로를 특정하기 어려운 경우도 흔합니다.
MRI에서 걱정하시는 뇌졸중이나 종양 관련해서는, 이미 CT에서 특별한 이상이 발견되지 않았고, 증상이 갑작스러운 극심한 두통 후 진통제로 어느 정도 조절되는 양상이라는 점에서 전형적인 출혈성 뇌졸중이나 큰 종괴가 있는 경우와는 다소 다른 경과를 보이고 있어요. 다만 MRI는 CT보다 미세한 병변을 더 정밀하게 볼 수 있는 검사이기 때문에,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완전히 배제하기는 어렵습니다. 열이 오르고 내리는 양상, 뇌척수액 소견 등을 종합했을 때 감염성 원인일 가능성이 가장 높아 보이지만, 정확한 진단은 MRI 결과와 뇌척수액 배양·PCR 검사 결과가 나온 뒤 담당 교수님이 종합적으로 판단하시는 것이 가장 정확합니다.
지금은 검사 결과를 기다리시는 것이 최선이며, 입원해서 경과를 관찰하고 계시니 증상 변화가 있으면 바로 의료진에게 알리시면 됩니다. 너무 최악의 상황을 미리 걱정하지 않으셔도 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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