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기간 보철물 주변에 붓고 딱딱한 혹이 있었고, 눌렀을 때 고름과 피가 나오면서 냄새까지 심하게 난다면 정말 불편하고 걱정이 크셨을 것 같아요. 다행히 말씀해주신 증상들을 보면 구강암보다는 치아나 보철물 주위의 만성 감염으로 인한 문제일 가능성이 더 높아 보이는데, 그 이유와 함께 구강암과 감별되는 특징들을 하나씩 짚어드릴게요.
딱딱한 혹과 고름, 어떤 상태일 가능성이 높나요
누르면 통증이 있으면서 흰색 고름과 피가 나오고 악취가 동반되는 딱딱한 혹은, 치아나 보철물 주위에 만성적인 감염이 있을 때 생기는 치성 농양이나 누공(fistula) 의 전형적인 양상과 매우 비슷해요. 이미 치아가 없는 부위라 평상시 감각이 없다고 하셨는데, 이는 신경이 죽어 있거나 만성화된 감염 부위에서 흔히 나타나는 특징이기도 해요.
보철물이 오래 박혀있었다면 그 아래나 주변 뼛속에 세균이 서서히 자리 잡아 만성 염증 주머니(치아 뿌리 끝의 농양 등)가 형성되고, 이 압력이 쌓이면서 잇몸 표면으로 누공이 생겨 눌렀을 때 고름이 배출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누르면 크기가 줄어드는 것도 내부에 고여 있던 고름이 빠져나오면서 나타나는 현상으로 볼 수 있어요.
주변에 새로 생긴 말랑말랑하고 오돌토돌한 돌기는 통증이 없다고 하셨는데, 이는 만성 염증 부위 주변 잇몸 조직이 자극에 반응해 두꺼워지거나 육아조직(granulation tissue)이 형성된 것일 가능성이 있어요. 염증이 오래 지속된 부위 주변에서 흔히 관찰될 수 있는 변화예요.
구강암과는 어떻게 구별되나요
구강암을 의심할 때 통상적으로 확인하는 특징들은 다음과 같아요.
- 2~3주 이상 낫지 않고 지속되거나 점점 커지는 궤양
- 뚜렷한 이유 없이 딱딱하게 자라나는 덩어리이면서 시간이 지나도 줄어들지 않는 경우
- 자발적인 출혈이 반복되는 경우
- 치아가 갑자기 흔들리거나 빠지는 증상
- 입술, 혀, 볼 안쪽의 감각 이상이나 마비
- 목에서 만져지는 혹이나 임파선 종대
- 삼킴 곤란, 음성 변화가 동반되는 경우
질문자님의 경우 딱딱한 혹이 누르면 줄어들고 고름이 배출되며, 새로 생긴 돌기도 통증 없이 말랑말랑하다는 점은 암보다는 감염성 병변에서 더 흔히 나타나는 소견이에요. HPV 병력이 있으시다고 하셨는데, HPV(특히 고위험군 유형)가 구인두암의 위험 요인으로 알려져 있는 것은 맞지만, HPV 병력이 있다는 사실만으로 지금 상태가 암이라고 단정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에요.
앞으로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이미 병원 예약을 해두셨다니 정말 잘하셨어요. 진료를 받으시면 치과용 방사선 촬영(엑스레이나 필요 시 CT)으로 보철물 주변 뼈와 치아 뿌리 상태를 확인하고, 필요하면 조직검사를 통해 정확한 원인을 진단받을 수 있어요. 눌러서 고름이 계속 나온다면 항생제 치료나 원인이 되는 보철물·치근 제거 등의 처치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증상만으로 암을 단정 짓고 미리 심란해하지 않으셔도 될 것 같아요. 예약된 진료에서 정확한 원인을 확인받으시면 지금의 불안감도 많이 해소되실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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