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고열로 힘들어하는데 타국에서 약 사용법도 헷갈리셔서 많이 걱정되셨겠어요. 지금 상황을 정리해서 설명해 드리고, 앞으로 어떻게 대응하면 좋을지 안내해 드릴게요.
먹는약과 좌약, 사실은 "교차복용"이 아니에요
우선 알아두셔야 할 점은, 먹는약과 좌약 모두 **동일한 성분인 아세트아미노펜**이라는 것입니다. 교차복용이라는 것은 아세트아미노펜과 이부프로펜처럼 서로 다른 성분의 해열제를 번갈아 사용하는 것을 의미해요. 지금처럼 같은 성분을 제형만 다르게(먹는약, 좌약) 사용한 것은 교차복용이 아니라 같은 약물의 중복·반복 투여에 해당합니다. 그래서 일본 약사님이 "교차복용이 안 된다"고 하신 것도, 다른 계열 약이 없는 상황에서 같은 성분을 계속 나눠 투여하는 것에 대한 주의로 이해하시면 됩니다.
지금 먹는약을 추가로 먹여도 될까요
아세트아미노펜은 제형(먹는약, 좌약)에 따라 흡수 속도와 흡수율이 다를 수 있어요. 좌약은 직장으로 흡수되기 때문에 먹는약보다 흡수가 느리고 불완전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결국 같은 성분이 체내에 누적된다는 점은 동일하기 때문에, 제형이 다르다고 해서 총 투여량이나 투여 간격 제한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에요.
일반적으로 아세트아미노펜은 4~6시간 간격을 두고 재투여하며, 하루 총 투여 횟수와 총량(체중에 따른 mg/kg 기준)을 넘기지 않는 것이 원칙입니다. 오후 4시 30분에 좌약을 사용하셨다면, 다음 아세트아미노펜 투여는 최소 4시간 이후(저녁 8시 30분 이후) 정도부터 고려할 수 있어요. 다만 일본에서 사용하신 좌약 제품에 "하루 1회만 사용"이라고 명시되어 있다면, 그 제품 자체의 허가사항을 따르는 것이 안전합니다. 제품별로 국가마다 허가된 용법이 다를 수 있으니, 좌약을 추가로 쓰시기보다는 먹는약 쪽으로 다음 투여 시점(4~6시간 간격)을 지켜 투여하는 방법을 우선 고려해보시는 것이 좋아요.
다만 7살 아이의 정확한 체중을 알려주시지 않아 정확한 용량 계산은 어려운데, 참고로 국내 기준으로는 만 7~8세(체중 23~29.9kg) 아이의 아세트아미노펜 1회 권장량이 약 320mg 정도입니다. 100mg씩 투여하신 것은 이보다 다소 적은 양일 수 있어, 아이 체중에 맞는 정확한 용량인지 약 포장에 있는 체중별 용량표를 다시 확인해 보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39도 이상 고열이 지속될 때 함께 해줄 수 있는 것
해열제 효과가 나타나기까지 시간이 걸릴 수 있고, 감기 등으로 인한 발열은 약을 먹여도 바로 떨어지지 않는 경우가 흔해요. 약물 투여 간격을 지키면서 아래와 같은 물리적 방법을 함께 시도해보실 수 있습니다.
- 옷을 얇게 입히거나 가벼운 내의만 입히기
- 미지근한 물수건으로 몸을 닦아주기(38도 이상일 때, 경련이 없을 때)
- 수분을 충분히 섭취시키기
- 실내 온도를 너무 덥지 않게 유지하기
다만 아래와 같은 증상이 동반된다면 약물 조절만으로 대응하지 말고 현지 병원이나 응급실 방문이 꼭 필요합니다.
- 39도 이상 고열이 해열제 투여 후에도 전혀 떨어지지 않고 장시간 지속되는 경우
- 아이가 평소보다 심하게 처지거나 반응이 둔해지는 경우
- 경련, 심한 구토, 호흡곤란, 발진 등이 동반되는 경우
- 수분 섭취가 어렵고 소변량이 눈에 띄게 줄어드는 경우
지금처럼 여행 중이라 다른 계열 해열제를 구하기 어려운 상황에서는, 정해진 투여 간격을 지키며 아세트아미노펜을 사용하시고, 고열이 계속되거나 아이 상태가 나빠진다면 무리하게 약으로만 조절하려 하지 마시고 현지 병원 진료를 받아보시는 것을 권해드려요.
도움이 필요하실 때 언제든지 다시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