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이라는 긴 기간 동안 복용하던 약을 한꺼번에 중단하신 뒤 이렇게 힘든 증상들을 겪고 계시다니 얼마나 힘드실지 짐작이 됩니다. 여러 가지 약을 동시에 오래 복용하다가 갑자기 끊으면 몸과 마음이 함께 흔들리는 것이 자연스러운 반응이며, 지금 겪고 계신 증상들이 단약으로 인한 것인지, 원래 질환이 재발·악화된 것인지 구분이 필요합니다. 이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살펴볼게요.
지금 겪는 증상, 단약 증후군일까요 재발일까요
질문자님이 드셨던 아빌리파이정(아리피프라졸), 파톡스정(파록세틴 계열), 인데놀정(프로프라놀롤), 명인브로마제팜정(브로마제팜)은 각각 작용 기전이 다른 약물이며, 특히 항우울제 계열과 벤조디아제핀 계열은 갑자기 중단했을 때 금단증상(디스컨티뉴에이션 신드롬)이 잘 알려져 있는 약물입니다.
- 항우울제를 갑자기 끊으면 불안, 불면, 기분 변화, 무기력, 식욕 저하 등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 브로마제팜 같은 벤조디아제핀은 장기간 복용 후 갑자기 중단하면 불안 증가, 초조함, 수면 문제 등 금단증상이 더 뚜렷하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 아리피프라졸 중단 후에도 불안이나 기분 변화가 나타날 수 있으나 비교적 경한 편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다만 지금 말씀해주신 것처럼 원치 않는 기억이 반복적으로 떠오르고, 일어나지 않은 일에 대한 걱정과 불안이 커지고, 의욕·식욕 저하와 무기력감이 나흘 이상 이어지고 있는 상태는 단순한 약물 중단 반응만으로 보기는 어렵고, 원래 앓고 계셨던 정신과적 질환이 다시 악화되었을 가능성도 함께 고려해야 하는 상태입니다. 4개 약물을 5년이나 병용했다는 것은 상당히 복합적인 치료가 필요했던 상태였다는 뜻이기도 해서, 자가 판단으로 경과를 지켜보기보다는 빠르게 담당 의사(또는 처방받았던 정신건강의학과)를 다시 찾아 현재 상태를 평가받으시는 것이 꼭 필요합니다.
금단증상은 언제쯼 나아지나요
일반적으로 약물을 다시 복용하거나 점진적으로 감량하는 경우, 금단증상은 수일에서 1~2주 내에 서서히 호전되는 경우가 많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개인차가 크고, 여러 약물을 동시에 장기간 복용하다 중단한 경우에는 증상이 더 오래가거나 예상보다 심하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특히 다음과 같은 상황이라면 자연 회복을 기다리기보다 빠른 진료가 필요합니다.
- 4일 이상 식사를 거의 하지 못하고 배고픔조차 느끼지 못하는 경우
- 침대에서 나가기 힘들 정도로 의욕과 힘이 없는 상태가 계속되는 경우
- 원치 않는 기억이나 생각이 반복적으로 떠올라 일상이 어려운 경우
- 불안과 걱정이 통제되지 않을 정도로 커지는 경우
- 자해나 극단적 생각이 스치는 경우
지금 말씀해주신 증상들은 이 중 여러 항목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여 걱정이 됩니다. 벤조디아제핀 계열은 특히 갑자기 끊으면 위험할 수 있어 임의로 재개하거나 중단을 유지하기보다는, 원래 처방받으셨던 병원에 최대한 빨리 방문하셔서 현재 상태를 알리고 필요하다면 감량 계획을 다시 세우거나 증상에 대한 치료를 받으시길 권해드립니다. 혼자 견디기보다 지금의 상태를 의료진과 나누는 것이 회복의 가장 빠른 길입니다.
도움이 필요하실 때 언제든지 다시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