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한 마음으로 병원에 다녀오시고 약까지 복용하신 상황, 충분히 공감이 됩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배란 이후에 사후피임약을 복용했다고 해서 효과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며, 이미 복용한 약을 억지로 토해낼 필요는 없습니다. 왜 그런지와 앞으로 확인해야 할 사항을 안내해 드릴게요.
배란 후 복용해도 효과가 있는 이유
사후피임약은 주로 배란을 늦추거나 억제하는 방식으로 작용하지만, 그 외에도 정자의 운동성을 저하시키고 자궁내막의 변화를 유도해 수정란의 착상을 방해하는 작용도 함께 가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미 배란이 일어난 시점이라도 일정 부분의 피임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다만 배란 여부보다 더 중요한 것은 관계 후 복용까지 걸린 시간입니다. 사후피임약은 관계 직후 가능한 한 빨리 복용할수록 효과가 높고, 복용이 늦어질수록 효과가 떨어집니다. 질문자님은 관계 당일 바로 병원에 가서 복용하신 것으로 보이므로, 복용 시점 자체는 효과를 기대하기에 좋은 조건입니다.
약을 억지로 토해내려고 하는 것은 절대 권장되지 않습니다. 이미 위에서 흡수가 진행되고 있을 가능성이 높고, 억지로 구토를 유발하면 식도나 위에 자극을 주거나 오히려 약 흡수가 불규칙해져 효과를 예측하기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복용 후 2~3시간 이내에 구토 증상이 자연스럽게 나타난 경우가 아니라면 추가 조치 없이 경과를 지켜보시면 됩니다.
앞으로 확인해야 할 사항
- 복용 후 2~3시간 이내에 구토가 있었는지 (있었다면 재복용이 필요할 수 있어 처방받은 병원이나 약사와 상담이 필요합니다)
- 예정된 생리일에 생리가 정상적으로 시작되는지
- 생리가 예정일보다 일주일 이상 늦어지는지
- 평소와 다른 양상의 출혈(부정 출혈)이 있는지
사후피임약은 호르몬 함량이 높아 생리 주기가 변하거나 부정 출혈이 나타나는 경우가 흔히 있습니다. 이는 약의 영향일 수 있으니 너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되지만, 생리 예정일이 지나고도 생리가 시작되지 않는다면 관계 후 약 2주 전후에 임신테스트기로 확인해 보시는 것이 좋습니다. 결과가 애매하거나 계속 불안한 마음이 드신다면 산부인과 진료를 통해 정확히 확인받으시길 권합니다.
도움이 필요하실 때 언제든지 다시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