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이 사형선고를 기다리는 기분이라고 하셨는데, 그 정도로 불안하고 숨막히는 마음 충분히 이해가 됩니다. 검사 결과를 기다리는 시간이 실제 질환보다 더 사람을 힘들게 만들 때가 많죠. 질문자님 상황을 하나씩 짚어드릴게요.
먼저 2022년에 산동검사와 OCT(빛간섭단층촬영)를 모두 정상으로 통과하셨다면, 그 시점에는 시신경 구조에 녹내장성 손상이 없었다는 의미로 볼 수 있어요. 개방각 녹내장은 대부분 매우 서서히 진행되는 만성질환이기 때문에, 정상 소견을 보인 뒤 4년이라는 비교적 짧은 기간 안에 갑자기 중기 이상으로 진행되는 경우는 흔하지 않습니다. 특히 안압이 계속 정상 범위였고, 특별한 급성 이상(급격한 안압 상승, 외상, 심한 염증 등)이 없었다면 급속 진행 가능성은 더욱 낮게 보는 편이에요.
다리에 도포하신 스테로이드 연고에 대해서도 너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될 것 같아요. 스테로이드로 인한 녹내장은 주로 눈에 직접 점안하는 안약이나, 전신적으로 장기간 고용량 복용/주사하는 경우에 위험이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요. 피부, 특히 다리처럼 눈과 거리가 먼 부위에 바르는 국소 연고는 전신 흡수량이 매우 적어 안압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습니다. 게다가 질문자님은 그 기간 동안 안압 상승이 전혀 없었다고 하셨으니, 이 부분에서도 안심할 수 있는 요소가 있습니다.
다만 근시와 안구건조증이 있으신 점, 그리고 몇 년의 시간이 지난 점을 고려하면 정기적인 안과 검진을 통해 시신경 상태를 확인하는 것은 여전히 의미가 있어요. 이미 예약을 잡으신 것도 잘하신 선택이고요. 시야검사나 OCT 결과가 실제로 이상 소견을 보이지 않는 이상, 검사 전부터 최악의 상황을 미리 확정지어 괴로워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의사 선생님이 예약보다 늦게 오시는 것도 진료 순서나 진료실 상황 때문인 경우가 대부분이라, 그 자체가 결과를 의미하는 신호는 아니라는 점도 기억해두시면 마음이 조금 편해지실 거예요.
검사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의 불안은 자연스러운 감정이지만, 지금까지의 정상 소견과 정상 안압, 국소 스테로이드 사용이라는 상황을 종합하면 급격한 진행을 걱정할 근거보다는 안심할 근거가 더 많아 보입니다. 예정된 검진에서 결과를 정확히 확인하시고, 그에 맞춰 필요한 조치를 취하시는 것이 지금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에요.
도움이 필요하실 때 언제든지 다시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