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무슨 병을 가지고 있는 건가요?
폭풍전야 같은 가정 속에서 자라나다 보니 늘 불안을 가지고 살아요. 그래서 비밀번호를 누르는 소리 나 갑자기 큰 소리에 남들보다도 더 화들짝 놀랍니다. 그리고 죽고 싶진 않지만 무언가를 할 의욕이 생기질 않아요. 잠깐 흥미가 돋아도 금방 사그라듭니다. 왜 그런지 몰라도 17살부터 무언가 희뿌연 느낌이 들어요. 제 몸인데 뭘 버든 뭘 듣든 크게 와닿지 않고 제 3자가 되어서 바라보는 느낌입니다. 그리고 기억력과 집중력도 떨어진거 같아요. 예전보다 글이 잘 안 읽히고 안 쓰이는 느낌도 있어요. 이 외에도 가만히 잘 놀고 있다가 갑자기 엄청 공허해지면서 울컥하고 눈물이 날 거 같아요. 도대체 제가 왜 이런 건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