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감정
멍하고 아무런 감정이 느껴지지 않을 때가 있어요. 무언가 슬픈데 눈물은 나지 않고 공허해요. 흉통 이명 두통 등등으로 신경안정제 먹고있지만 가끔 찌릿거리는 통증이 몸을 돌아다녀요. 가끔 행복한 감정이 들어도 다시 우울해지고 싶어요. 뭔가 제가 즐거워지는 게 죄책감이 드는 것 같아요. 하루하루가 무의미하고 쓸모없게 느껴져요. 벌써 이런 지가 2년인데, 저는 제가 우울한지도 모르겠어요. 불안증이라는데, 불안해서 우울한건지, 우울해서 불안한건지도 모르겠어요. 막연히 생각에 집착하고 그것을 곱씹고 곱씹고 하다 보면 하루가 지나가버려요. 그리고 의사들은 모두 사무적일까요? 제가 다니는 곳은 환자가 들어왔을 때 마우스만 만지고 얼굴을 보지가 않아요. 그것에 거슬리는 자신이 너무 한심한데, 그냥 제가 불안하고 외로워서 사람에 대해 쓸데없는 기대를 품는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