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 증상이 지속되는데, 항우울제 복용이 충분한가요?
저는 중학생 때 등교 준비를 하던 도중 주방세제를 들이마셨어요. 고등학생 때까지도 자신은 어른이 되기 전에 자살로 죽을 거라는 확신이 있었어요. 몇 번이나 자해했고, 자살 시도를 했고, 대학생 때 자취하면서는 박스와 페트병 버리는 것도 어려워 쓰레기장 같은 집에서 살았어요. 그러던 제가 이제는 나름 적성에 맞는 직업을 가지고 주말이면 연인과 데이트를 하는 20대 후반이 되었습니다. 누군가의 부러움을 살 정도의 인생은 아니더라도 스스로 많이 발전했다고 생각하는데요, 그런데 왜 아직도 저는 우울할까요. 직장 동료들과 농담하며 웃고, 업무를 통해 성취감을 느끼고, 연인에게 애틋함을 느끼는 순간들이 분명히 있는데도 퇴근길, 전화를 끊은 순간, 자려고 누웠을 때 등등 일상의 틈새마다 '이제 그만 살고 싶다', '살 만큼 살았다' 하는 생각이 들어요. 약 3달 전부터 순한 항우울제를 복용하고 있는데 증량하거나 다른 약을 처방받아야 하나 싶네요. 이 잔잔하게 죽고 싶은 마음은 대체 뭘까요?